영국 전래동화 "골디락스와 곰 세 마리" 이야기를 아시나요? 이번 시간에는 이 전래동화에서 유래한 재미있는 경제용어 "골디락스(Goldilocks)"의 뜻, 유래 그리고 골디락스 개념의 응용까지 모두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골디락스(Goldilocks) 뜻
골디락스는 "gold(금) + lock(머리카락)" 합성어입니다. 즉, "금발머리"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이 용어가 경제용어로 쓰일 때는 "경제가 건실하게 성장을 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물가는 상승하지 않는 이상적인 경제 상태"를 말합니다.
원래 골디락스(Goldilocks)는 영국의 낭만주의 시인 "로버트 사우디(Robert Southey, 1774년 ~ 1843년)"가 쓴 동화 "골디락스와 곰 세 마리(1837년)"에 나오는 금발머리 소녀의 이름입니다. 그런데, 누구나 꿈꾸는 이러한 이상적인 경제용어가 어떻게 영국 전래동화에서 유래를 하였을까요? 이젠 그 유래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골디락스 유래
옛날에 너무 크거나 작은 인형보다는 적당한 크기의 인형을 좋아하고, 덥거나 추운 날씨보다는 온화한 봄 날씨를 좋아하는 금발의 소녀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숲 속을 헤매던 금발머리 소녀 골디락스는 허기를 느끼던 차에 곰 세 마리가 살고 있는 오두막을 발견하게 됩니다. 때마침, 비어있던 오두막집에서 세 그릇의 수프를 발견하였습니다. 첫 번째 수프는 너무 뜨거웠고, 두 번째 수프는 너무 차가웠습니다. 그런데 세 번째 수프는 딱 먹기 좋은 따뜻한 상태였습니다. 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적당한 온도의 수프를 싹싹 비운 골디락스는 졸음이 밀려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주변을 둘러보니, 물렁거리는 침대와 돌처럼 딱딱한 침대 그리고 적당한 탄력을 가진 침대가 있었습니다. 골디락스는 적당한 탄력의 침대 위에서 낮잠에 빠지게 됩니다. 이때 곰 세 마리가 돌아와 으르렁거리는 바람에 골디락스가 도망쳤다는 내용의 동화입니다.
이렇게 어찌 보면 단순한 내용의 동화이지만, 자세하게 살펴보면 주인공 "골디락스"는 항상 3가지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오는데, 그때마다 그녀는 항상 적당한 것을 선택하였습니다. 이러한 골디락스의 선택법을 경제를 이해하는 용어로 응용을 하게 된 것입니다. 여기서, 소녀를 위협한 곰 세 마리는 세계경제를 위협하는 '고유가', '부동산 버블', '인플레이션'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1992년 미국 경제학자 "데이비드 슐먼"은 "골디락스"가 항상 적당한 것을 선택하는 부분을 경제학에 차용해서, 인플레이션을 우려할 만큼 지나치게 과열되지도 않으면서, 경기 침체를 우려할 정도로 냉각되지 않은 이상적인 경제 상태를 '골디락스 경제'로 이름을 붙여 사용하였습니다. 이후 미국 및 영국 유력 언론사들에 골디락스라는 용어가 등장하게 되면서 더욱 널리 확산하였습니다.
골디락스 시대는 언제였는가?
골디락스의 대표적인 사례는 '1996년 ~ 2005년' 미국이 누린 장기호황입니다. 당시 미국 경제는 연 4% 이상의 고성장을 기록하면서도 물가는 크게 상승하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 두 가지로 보고 있습니다.
- ① 정보기술 산업과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기업의 생산성이 크게 향상된 덕분입니다. 데이터 처리와 통신 기술의 변화, 물류의 혁신적인 변화 등으로 인해 미국의 생활수준은 거의 두 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그리고, 완전 고용 달성과 함께 번영의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 ② 그 시절 세계시장에 편입된 중국, 인도, 구소련 등의 풍부한 노동력 덕분입니다. 이러한 노동력 확대는 임금과 물가 상승이 억제되고, 높은 수준의 저축을 통한 이자율 하락 덕분에, 미국뿐만 아니라 전세게 경제 역시 호황기를 누릴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중국의 인건비도 큰 폭으로 상승하여, 중국발 인플레이션이라 불리는 "차이나플레이션"이 발생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러한 골디락스는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로 이후로, 고유가 · 부동산 버블 · 인플레이션 등으로 인해 세계경제는 암흑기에 빠지게 됩니다. 지금의 세계경제 역시 장기화된 저성장 및 감염병 사태로 인해 불확실성이 더욱 늘어나고 있습니다.
골디락스 개념의 응용
1. 골디락스 가격(마케팅)
가격이 아주 비싼 상품, 중간 상품, 싼 상품을 함께 진열하여 중간 상품을 구매하도록 유도한 판촉 기법을 "골디락스 가격"이라고 합니다.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극단적인 선택보다는 평균값에 가까운 것을 선택하려는 성향이 있는 것을 이용한 전략입니다.
2. 골디락스 행성(천문학)
태양과 너무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해 적당하게 따뜻한 온도가 형성하여, 생명체가 살기 적당한 행성을 "골디락스 행성"이라고 합니다.
3. 골디락스 존(천문학)
"골디락스 존" 또는 "생명체 거주 가능 영역"은 지구 상의 생명체들이 살아가기에 적합한 환경을 지니는 우주공간의 범위를 뜻하는 천문 용어입니다.
※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골디락스"는 "적당한, 적절한, 이상적인" 등의 단어와 맥락을 같이 하는 개념으로서, 다른 곳에 활용되고 있다고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이 글을 마치며
경제문제 때문에 국민들이 겪게 되는 고통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가가 오르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이 국민에게 고통을 주지만, 1929년 세계 대공황 및 1990년대 일본 경제 장기 불황 등에서 볼 수 있듯이 "디플레이션(deflation)"은 인플레이션보다 더 큰 고통을 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마도 최악은 경기가 침체하는데도 물가와 실업자는 동시에 증가하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일 것입니다.
최근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 최고 경영자(CEO)는 다가오는 2023년까지 미국 경제가 골디락스 구간에 집입 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미국은 감염병 백신 접종 확대 및 많은 금액의 저축 규모 그리고 조 바이든 행정부의 초대형 인프라 투자 계획 등으로 호황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정말 좋은 소식이면서 부럽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도 현재 겪고 있는 수많은 위기들을 극복하여, 높은 경제성장 속에서도 물가와 금리 등이 안정되는 최고 상태 "골디락스"가 하루빨리 찾아오기를 꿈꿔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