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적인 경제용어는 알고 있어야만 어렵게 느껴지는 경제기사가 술술 읽히고, 재테크 및 취업시험 등에서도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시간에는 경제용어를 최대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우리에게 친숙한 동물 각자의 특징과 관련되어 있는 경제 용어들만 묶어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각각의 동물 특징과 비슷한 경제상황을 접목하여 한번 이해를 하게 되면, 최대한 오래 기억할 수 있을 것입니다.
블랙 스완(Black Swan)
도저히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일이 일어나는 경우를 말합니다. 1697년에 네덜라드 탐험대는 호주에서 검은 백조를 발견했습니다. 17세 말까지 유럽인들은 백조는 흰색만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검은 백조의 발견은 그 당시 큰 충격이었습니다.
"블랙 스완"은 미국 투자 전문가 <나신 니콜라스 탈브레>가 2007년 자신의 책인 "블랙스완"을 통해 증시 대폭락과 국제금융위기를 예측하면서 유명해졌습니다.
- 실제 예를 들어보면, 미국의 9.11 테러,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에 따른 금융위기, 브렉시트 등이 "블랙 스완"이 등장한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레이 스완(Grey Swan)
앞서 설명한 "블랙 스완"과 비슷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레이 스완"은 경제상황에서 예측할 수 있거나 이미 알려져 있는 악재지만, 특별한 해결책이 없는 탓에 위험요인이 계속 존재하는 상태를 말하는 경제용어입니다. 물론 예고 없이 갑자기 발생하는 "블랙 스완"보다는 파급효과가 작지만, 대처방안이 모호하다는 점에서 까다롭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실제 예를 들어보면, 국제유가 급등, 유럽 재정위기 재발, 에볼라 재확산 등이 있습니다.
화이트 스완(White Swan)
"화이트 스완"은 우리가 늘 보아왔던 하얀 백조처럼, 역사적으로 꾸준히 반복되는 위기임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대응책을 게을리하여 발생하는 위기 상황을 말합니다.
- 실제 예를 들어보면, 계속 반복되고 있는 금융위기가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금융위기는 역사적으로 계속 반복되고 있는 만큼 충분한 예상과 대비가 가능하므로, "블랙 스완"이 아니라 "화이트 스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린 스완(Green Swan)
"그린 스완"은 기후변화 등으로 인한 금융 위기 가능성을 뜻하는 말입니다. "그린 스완"은 자연재해 등으로 농산물과 에너지 가격이 급격하게 상승하면서 단기간 식료품 가격이 급등하거나,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 · 홍수 · 폭염 · 혹한 등으로 노동생산성이 급락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하얀 코끼리 또는 흰색 코끼리(White Elephant)
"하얀 코끼리"는 겉만 번지르르하고 쓸모없는데 비용은 많이 들어 관리하기 어려운 것을 말합니다. 고대 태국 국왕은 마음에 들지 않는 신하에게 "하얀 코끼리"를 선물하였다고 합니다. 선물을 받은 신하들은 왕이 하사한 코끼리 이므로, 일도 시키지 못하고, 죽게 할 수도 없어서, 비싼 관리비용만 들었다고 합니다.
- 실제 예를 들어보면, 대형 이벤트를 위해 1회만 사용되고 관리 · 운영이 되지 않는 올림픽 등의 경기장 시설 등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베어 마켓(Bear Market) · 불 마켓(Bull Market)
곰(bear)을 상징하는 "베어 마켓"은 곰이 우뚝 선채로 발톱을 위에서 아래로 할퀴는 습성 때문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즉, "베어 마켓"은 경기가 하강하거나 주가가 떨어지는 하락장 도는 약세장을 의미합니다.
"불 마켓"은 황소(bull)가 뿔이 달린 머리를 추켜올리는 모습을 떠올려보시길 바랍니다. 즉, "베어 마켓"과 반대로 경기가 상승하거나 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상승장을 원하는 많은 사람들의 염원을 담아서인지, 월스트리트나 여의도 등 유명한 증권가에는 곰이 아닌 황소 동상이 세워져 있습니다.
웩더독(Wag the dog)
"웩더독"은 말 그대로 "꼬리가 개의 몸통을 흔든다"라는 의미입니다. 즉, "주객이 전도되는 현상"을 경제 용어로 "웩더독(Wag the dog)"라고 합니다.
주로 주식시장에서 선물시장에 의해 현물시장이 좌지우지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선물거래는 아직 시장에 나오지 않은 물건을 나중에 일정 가격에 팔고 사겠다고 미리 약속해 놓은 것입니다. 흔히 "헤지(Hedge)"라고 부르는 위험회피성 거래입니다.
따라서, 정상적인 경우라면 주식시장에서는 현물에 의해서 선물이 움직여만 합니다. 그러나, 선물시장의 비중이 지나치게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선물에 집중 투기해 선물 가격이 현물보다 오르면 주가지수가 동반 상승하게 됩니다. 이와 반대로 선물 가격이 현물보다 낮아지면 주가지수가 동반 하락하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펭귄 효과(Penguin Effect)
펭귄은 한 마리가 바다에 뛰어들면 나머지 펭귄들도 줄줄이 바다에 뛰어드는 습성이 있습니다. 그 이유는 먹이를 구하기 위해서는 바다에 뛰어드는 용기가 필요하지만, 생태계 약자인 펭귄은 바다표범이나 물개와 같은 물속의 천적들이 무서워 독단적인 행동을 하기가 겁이 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용기를 낸 첫 번째 펭귄이 바다에 뛰어들어 먹이를 잡는 데 성공하면, 나머지 펭귄들도 우르르 바닷속으로 뛰어듭니다.
펭귄의 이런 현상이 트렌드를 쫓아 누군가 먼저 그 상품을 구입하게 되면, 너도 나도 따라서 구매하는 현상과 비슷하다고 하여 "펭귄 효과"라고 합니다. 이와 비슷한 용어로 "밴드웨건 효과(Band Wagon Effect)"가 있습니다.
- 밴드웨건 효과 : 유행에 따라 상품을 구입하는 소비현상
백로 효과(스놉 효과, Snob Effect)
"백로 효과"는 앞서 설명한 "펭귄 효과"와는 다른 소비자의 구매 동향에 관한 표현입니다. 모두들 "까마귀 노는 곳에 백로야 가지 마라"라는 말을 많이 들어봤을 것입니다. 이 말처럼 "백로 효과"는 한 마리의 우아한 백로가 자신만의 개성을 추구하는 소비를 말합니다. 즉, 어떤 상품에 대한 사람들의 소비가 증가하면, 오히려 그 상품의 수요가 줄어드는 효과를 말합니다. 남을 따라 소비하는 "밴드웨건 효과"의 반대말입니다.
"백로 효과"는 남들은 안 하는데, 나만 하는 이색 · 희귀 아이템을 쫒는 사람들을 '속물 · 잘난 체하는 사람'을 뜻하는 영어 단어"snob"을 빗대어 사용해 스놉 효과(Snob Effect)라고도 합니다.
매파 VS 비둘기파
강렬한 이미지의 '매', 그리고 평화를 상징하는 '비둘기'! 이 동물들을 머릿속에 떠올려도 대략 어떤 의미로 사용할지 감을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둘은 경제용어에서 다음과 같이 사용됩니다.
- 매파(강경파) : 정책 등을 추진하는 데 있어서 급진적이고 강력한 강경론자 또는 주전파를 뜻합니다. 이들은 경기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여, 물가 상승 위험을 경계하고 금리 인상 정책을 선호합니다.
- 비둘기파(온건파) : 정치 · 사상 · 언론 또는 행동 따위가 과격하지 않고 온건한 방법을 취하려는 사람을 뜻하는 말입니다. 이들은 경기 전망을 보수적으로 평가하여, 경기둔화 위험을 경계하고 금리 인하 정책을 선호합니다.
캥거루 본드(Kangaroo Bond) · 판다본드(Panda Bond) 등
캥거루, 판다 등은 한 국가의 대표 동물들입니다. 따라서 이 동물들을 채권시장에서 경제용어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캥거루는 호주의 대표 동물이고, 판다는 중국의 대표 동물들입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 "캥거루 본드" : 외국기업이나 외국 정부가 호주 시장에서 발행하는 호주달러표시 채권
- "판다 본드" : 외국 정부 또는 기관이 중국에서 발행하는 위안화 표시 채권
이외에도 영국은 "불도그 본드", 미국은 "양키 본드", 일본은 "사무라이 본드", 홍콩은 "딤섬 본드", 그리고 한국은 "아리랑 본드" 또는 "김치 본드"라고도 합니다.
나비효과(Butterfly Effect)
"나비효과"란, 나비의 날갯짓처럼 작은 변화가 폭풍우와 같은 커다란 변화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중국 베이징에 있는 나비가 날갯짓을 하면 다음 달 뉴욕에서 폭풍을 일을 킬 수 있다, 또는 브라질에서 나비의 날갯짓이 텍사스에서 토네이도를 일으킨다 등 여러 가지 버전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의 공통점은 "초기 조건에 대한 민감성"입니다. 즉, 처음 시작했을 때는 별 의미 없어 보이는 행동이, 나중에는 큰 파장을 가지고 올 수 있다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치킨 게임(Chicken Game)
이 용어는 1950년대 미국에서 젊은이들이 즐긴 "치킨 게임"에서 유래를 하였습니다. 여기서, 치킨은 겁쟁이(coward)라는 뜻입니다.
제임스 딘(James Dean) 주연의 1955년 영화인 <이유 없는 반항(Rebel without a Cause)>에서 두 젊은이가 경쟁하듯 도로의 양쪽에서 차를 몰고 정면으로 돌진하다가, 충돌 직전에 핸들을 꺾은 사람이 지는 게임에서 비롯된 말입니다. 만일 둘 중 하나가 핸들을 꺾게 되면, 꺾은 사람은 치킨(chicken)이 되는 것입니다. "치킨 게임" 용어는 손해를 감수하면서 국가 간의 군비경쟁이나 기업 간의 가격 경쟁 등을 비꼬는 개념으로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언더독(Underdog)
"언더독"이란, 싸움에서 진 개, 즉, 약자를 부르는 명칭입니다. 즉, 스포츠에서 우승이나 이길 확률이 낮은 팀이나 선수를 일컫는 말입니다. "언더독 효과"는 경쟁에서 열세에 있는 약자를 더 응원하고 지지하는 심리현상을 뜻하는 용어입니다. 이 용어는 정치 · 스포츠 · 문화 · 예술 등 다양한 영역에서 쓰이고 있습니다.
스포츠 경기, 영화 등에서 질 것으로 예상되는 주체를 보통 "언더독(Undedog)"이라고 말하고, 이길 것으로 예상되는 주체를 "탑 독(Top Dog)"이라고 합니다. 대부분 이러한 장르에서는 "언더독"이 승리할 경우 극적인 효과를 더하게 됩니다. 이렇게 대중들은 약자에게서 동병상련을 느끼게 됩니다. 이러한 점을 광고계에서는 마케팅으로 활용하기도 합니다. 시작은 초라했으나 희망과 꿈을 통해 역경을 이겨낸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방 안의 코끼리(Elephant in the Room)
방안에 코끼리가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선 빼내야 하는데, 쉽지도 않고 빼다가 다칠 수도 있으니, 누가 먼저 나서서 하는 사람이 없을 것입니다.
이렇게 모두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면서도 먼저 그 말을 꺼낼 경우 초래될 위험이 두려워, 그 누구도 먼저 말하지 않는 커다란 문제를 가리킬 때 사용하는 용어입니다.
흑묘백묘론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뜻입니다. 1970년대 말부터 중국의 개혁과 개방을 이끈 '덩샤오핑'이 취한 중국 경제정책입니다. 이는 자본주의든 공산주의든 중국 인민이 잘 살게만 되면 제일이라는 뜻에서 필친 경제노선입니다.
보아뱀 전략
'생텍쥐 페리'의 소설 <어린 왕자(Le Petit Prince)>에 나온 코끼리를 보아뱀이 삼킨 모습에서 착안한 용어입니다. 즉, 자산규모가 작은 회사가 큰 회사를 인수· 합병하는 것을 마치 보아뱀이 덩치가 훨씬 큰 코끼리를 집어삼키는 모습에 빗대어 이 용어를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파랑새 증후군(Bluebird Syndrome)
급변하는 현대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현실에는 만족하지 못하고 새로운 이상만을 추구하는 병적인 증상을 말합니다. <파랑새>는 벨기에 작가 '모리스 마테를링크'가 100여 넌 전에 쓴 동화극입니다. 내용은 가난한 나무꾼의 자녀인 어린 남매가 꿈속에서 자신의 아픈 딸을 위해 행복의 파랑새를 찾아달라는 요술쟁이 할머니의 부탁을 받고 길을 떠나게 됩니다. 그런데 파랑새를 찾지 못하고 힘들게 지쳐 집으로 돌아와서 보니, 집안 새장에 파랑새가 있었다는 줄거리입니다.
즉, 행복과 이상은 멀리 있는 게 아니라 자기 안에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지금은 회사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이직을 시도하는 직장인을 뜻하는 말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삶은 개구리 증후군(Boiled Frog Syndrome)
끓는 물에 집어넣은 개구리는 바로 뛰쳐나와 살지만, 물이 서서히 데워지는 찬물에 들어간 개구리는 위험을 인지하지 못하고 결국 죽게 된다는 뜻입니다.
이 용어는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Paul Krugman)>교수가 2007년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미국 경제를 비유해서 유명해진 말입니다.
메기론
유럽 북해 연안에서 잡은 청어(미꾸라지)를 멀리까지 배송하기 위해서는 수조에 메기를 함께 넣어 운반한다고 합니다. 메기를 피해 돌아다니느라 청어는 죽지 않고 살아서 신선하게 배송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경영에 도입하여, 기업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적절한 위협요인과 자극이 필요하다는 말로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의 저서 <삼성 신경영>에 수록되기도 하였습니다.
<이 글을 마치며>
지금까지 우리들에게 친숙한 동물과 관련되어 있는 경제용어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어렵게만 느껴지는 경제용어를 좀 더 쉽게 이해하는데 이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