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부동산 지식 / / 2021. 6. 18. 02:41

표현 대리, 배우자가 마음대로 내 부동산을 팔았다면?

오늘 다루게 될 주제의 내용은 <표현대리>입니다. 일반인들이 현실에서 <표현대리>와 관련된 문제를 접하게 되는 경우는, 아마도 부동산을 실제로 거래할 때일 것입니다. 예를 들면, 아파트를 매수하려고 개업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갔는데, 아파트 실제 소유자 대신에 그 배우자가 나와서 부동산 매매 계약을 하고자 하는 경우입니다.

 

실제로 부동산 매매계약 등을 진행하다 보면, 소유자 대신에 배우자가 등기권리증, 인감도장, 인감증명서까지 들고 나와서 계약을 하고자 경우는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때 매수인이 배우자의 말을 믿고 부동산 매매계약을 했다면 이 계약은 유효한 계약일까요? 아니면 무효일까요? 자, 여러분들도 많이 궁금하시죠? 지금부터 이 질문에 대한 정확한 해답을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표현대리란?

우선 위의 질문내용에 대해 정확한 답변을 하기 위해서는, <표현대리>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합니다. <표현대리>라는 법률 용어만 보면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간단하게 설명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표현대리>란, 대리권이 없는데 제삼자가 보면 대리권이 있는 것처럼 보이면서, 그 권한을 믿는데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대리권이 없더라도 그 계약의 효력을 인정해주는 것을 말합니다.

 

따라서, 이렇게 <표현대리>가 인정이 된다는 것은, 계약이 "유효"하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앞선 예제처럼 소유자 대신에 배우자가 나와서 아파트 매매계약을 했다면, 이러한 매매계약이 유효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살펴봐야 할 것은 과연 이렇게 배우자가 소유자 대신에 부동산을 처분하는 것이 <표현대리>에 해당이 되는지 여부입니다. 이에 대한 답을 알기 위해서는 <일상가사 대리권>이라는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이러한 법률용어가 조금 어렵고 생소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이것까지만 이해하면 나머지는 쉽게 이해가 되실 겁니다. 그러니 조금만 더 힘내시길 바랍니다.

 

일상가사 대리권이란?

부부 사이에는 기본적으로 <일상가사 대리권>이는 권리가 있습니다. <일상가사 대리권>이란, 우리가 일상생활을 꾸려나갈 때 흔히 하는 활동들, 즉 생활용품 구입과 같은 일상가사들은, 부부 사이에 상대방에게 권리를 수여했다는 위임장을 써주지 않았아도, 당연히 서로 간에 대리권이 있기 때문에, 부부 사이에 한 행동은 둘 다 연대해서 책임이 있는 것을 말합니다.

 

이를 쉽게 설명하면, 예를 들어, 아내가 백화점에 가서 남편 신용 카드로 식료품 등을 결제했다고 가정을 해봅시다. 그렇다면, 이러한 것들은 <일상가사 대리권>에 포함이 되기 때문에 당연히 "유효"한 것이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는 오늘의 주제로 다시 돌아와서, "부동산을 처분"하는 것도 과연 <일상가사 대리권>의 범위 안에 포함이 되느냐입니다. 이에 대한 대답은 "포함되지 않는다"입니다.

 

왜냐하면, 부동산 처분이라는 것이 흔하게 일상적으로 영위하는 일반적인 생활이 아니고, 일생일대의 아주 중요한 결정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부동산 처분은 <일상가사 대리권>의 범위에는 속하지 않는 것으로 봅니다.

 

그렇다면, 배우자의 부동산 처분은 기본적인 <일상가사 대리권>이라는 권한을 넘어선 행동을 하게 된 것인데, 이렇게 권한을 넘은 경우 <표현대리>가 성립이 될까요? 지금부터 이 부분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부동산 거래 시 표현대리가 인정이 될까?

부동산 거래 시 <표현대리> 인정여부는 거래 상대방이 대리권을 믿는데 정당한 이유가 있는가에 따라서 결론이 나뉩니다. 즉, 정당한 이유가 있으면 <표현대리>가 성립이 돼서 부동산 처분이 유효한 것이 되고, 그렇지 않다면 원칙적으로 효력이 없는 것으로 봅니다.

 

우리 법원은 부부 사이에 <일상가사 대리권>이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부동산 처분 같은 경우는 일상적인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만약 소유자의 배우자가 대신 부동산을 처분했다면, 정당한 권한의 범위를 넘은 경우이고, 거래 상대방 입장에서는 그것을 믿는데 정당한 사유가 없기 때문에, <표현대리>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하고 있습니다. 즉, 계약 효력이 없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만약 부동산 소유자의 아내가 남편 대신에 자신의 신분증, 남편의 인감도장, 인감증명서 그리고 기타 서류까지 모두 갖춰서 계약을 체결하였다고 하더라도, 이 계약은 "무효"가 되는 것입니다. 즉, 아내를 믿고 매매 거래를 한 상대방(매수인)은 뒤통수를 제대로 얻어맞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매수인은 계약 체결 후 부동산 명의를 본인한테 넘기라고 주장할 수 없게 됩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예외적인 판례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남편이 정신병원에 오래 입원해 있는 등 제대로 된 남편의 역할을 하고 있지 못해서, 아내가 가정을 유지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남편 명의 아파트 등 부동산을 팔아 그 돈으로 생활을 꾸려나가는 데 사용을 한 경우에는 표현대리가 인정이 됩니다. 즉, 이러한 경우에는 부동산 처분이 유효하다는 판례가 있습니다.

 

다만, 위에서 말한 것처럼 이러한 경우는 매우 이례적인 사례의 판례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것을 일반화하는 데는 무리가 있습니다.

 

요약정리

<표현대리>란, 겉보기에 대리권이 있어 보이고 그것을 믿는데 정당한 이유가 있다면, 비록 대리권이 없더라도 계약의 효력을 인정해 주는 것을 말합니다.

 

부부 사이에는 <일상가사 대리권>이 있지만, "부동산 처분"은 그 권한을 넘은 것이고, 그것을 믿은 사람은 정당한 이유가 없다고 보는 게 판례입니다. 그래서 원칙적으로는 그 계약은 효력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소유자의 배우자가 정당한 위임을 받은 경우도 있습니다. 즉, 소유자가 배우자에게 "위임장" 등을 써주고 정당한 대리권을 줘서 그 배우자와 매수인이 부동산 매매계약을 해야 하는 경우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경우에 거래의 상대방인 매수인 입장에서는 그 배우자가 정당한 대리권을 가지고 있는지 어떻게 확인을 해야 할까요? 정당한 '대리권자'인지 확인을 하기 위해서는 계약 시에 다음의 서류들을 확인해야 합니다.

  • 대리인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의 <신분증>
  • 부동산을 거래할 수 있는 권한을 모두 위임했다는 내용이 기재된 <위임장>
  • 소유자가 발급한 <소유자의 인감증명서>

 

참고로, 위임장에 찍혀 있는 도장은, 소유자의 인감증명서에 있는 인감과 일치해야 합니다. 이렇게 확인을 해야 소유자의 의사가 맞는 건지 확인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추가로 이렇게 계약을 했다고 하더라도, '계약 전'과 '잔금 지급 전'에는 원래 소유자와 영상통화라도 한번 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러한 방법이 완벽한 방법은 아니지만, 대리인과 거래를 할 때 소유자의 의사를 보조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에 가급적 소유자와 통화를 해서 부동산을 매도할 의사가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까지 <표현대리>에 관련된 모든 내용을 살펴보았습니다. 결론적으로 부동산을 처분하는 행위까지는 부부 사이라도 <표현대리>가 인정이 되지 않으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소유자의 동의 없이 계약을 진행하시면 안 됩니다. 그러나, 정당한 대리권을 위임받았다면 위임 권한이 제대로 있는지 확인 후, 거래를 진행하시면 됩니다.

 

실제로 일상생활에서 배우자가 매매계약을 대신하려고 하는 경우도 있지만, 건물 임대차 계약에서도 건물주 대신에 관리인 등 대리인이 대신 계약을 체결하자고 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를 대비하여 대리인과 안전하게 거래를 하기 위해서는, 바로 아래에 있는 "부동산 계약 시 대리인과 계약할 때 주의사항" 글을 꼭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꼼꼼하게 읽어보시면 여러분의 재산을 지키는데 많은 도움이 되실 겁니다.

 

▼ 부동산 계약 시 대리인과 계약할 때 주의사항 완벽 정리

 

부동산 계약시 대리인과 계약할 때 주의사항 완벽정리

부동산 계약 시 대부분은 계약 쌍방이 직접 만나서 계약을 체결하게 됩니다. 그러나, 계약 당사자 한쪽이 여러 가지 사정으로 '대리인'을 통한 계약을 진행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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